2019년 회고, 2년치 연말정산

2019년 회고, 2년치 연말정산

2018년에는 회고를 쓰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면.. 회고를 쓰기에 너무 많은 일이 있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2019년의 회고글이지만, 2018년과 19년은 마치 1년처럼 끊김없이 이어진 기분이었다.

그래서 이번 회고는 2019년 회고이지만 2018년도 함께 정리해보려 한다.

👨🏻‍💻👩🏻‍💻 (대략 열심히 타이핑 중이라는 뜻)

2018년 훑어보기. 뭐했더라?

2017년 말부터 2018년 초까지 패스트캠퍼스에서 웹 크롤링 강의를 진행했다.

어떻게 해야 좋은 수업을 만들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보다 근본적인 이해를 하도록 만들 수 있을지 많은 고민을 하던 시기였다. 2017년부터 시작한 장고걸스 서울 운영진 활동도 만으로 1년을 넘어가며 ‘어떤 교육이 초심자를 위하는가’에 대해 수많은 고민을 하기도 했다.

한편, 2018년에는 열심히 회사를 다녔다!

넥슨 어뷰징탐지팀에서 늅늅 개발자로 AWS 서비스 이것저것 써보면서 블로그도 연초에는 상당히 많이 썼다.

그 중에서 2017년 말에 썼던 딥러닝 on Lambda 게시글: AWS Lambda에 Tensorflow/Keras 배포하기 글이 예상 외로 인기를 끌고, 이와 함께 AWS 윤석찬님의 메일을 받아 AWS Summit 2018년 4월 행사에서 커뮤니티 세션에서 발표를 진행했다.

생각보다 큰 행사였고(참가인원상), 많은 분들이 들으러와주시고 질문도 많이 해주셔서 즐거웠던 발표였다.

그리고 학교에 복학도 했고, 여러 일들이 있었다.

성장‘? 발표로 되돌아보자.

2019년 연말인 지금에서야 돌아보는 것이지만, 생각보다 발표마다 시간이 그렇게 멀지는 않다는걸 새삼 느낀다.

파이썬 커뮤니티에서 ‘첫 발표’를 진행한 것이 2017년 5월인데, 그해 파이콘을 넘어 2018년 4월에 ‘핫한 주제’를 가지고서 발표를 했다는 것.

기분으로는 2년, 3년 지나서 발표한 듯한 엄청난 시간적 거리감을 느끼는데 실제로 살펴보니 겨우 1년도 채 안되는 시간이었다는 걸 새삼 느낀다.

20191231일자 기준 SpeakerDeck에 올라온 발표 슬라이드들

정작 저 시기에는 성장이라는 키워드에 나 자신이 굉장히 집착했던 것 같다. (사실 지금도 그런 것 같기도 하다.)

굉장히 좋은 기회를 얻었지만, 내 블로그나 내 발표에서 다루는 내용을 100% 이해하고 해당수준을 훌쩍 넘은 상태로 발표하고 있는 것일까? 다른 사람들이 내가 대답할 수 없는 Deep한 질문을 던지면, 내가 대답을 못하면 어쩌지? 하는 (실제로는 아무도 그러지 않았지만) 두려움이 있었다.

사실, 2018년 4월 저때는 딥러닝의 D자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굉장히 나이브하게 저런게 있다더라~하는 수준으로만 이해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저렇게 만들 수 있다며 발표를 했고, 그때 딥러닝과 관련해서 굉장히 많은 공부를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내가 아는 것을 넘어 발표를 했다면, 그 내용만큼 내가 공부를 하면 되니까. 아는 ‘척’이 아니라, 실제로 ‘아는 것’이 되면 되니까.

(그렇게 지금은 딥딥러닝거리고 다니고 있다구)

그런 점에서 커뮤니티에서 한 발표는 날 성장시키는 것과 동시에 내가 어떻게 성장해왔는지를 아주 뚜렷하게 보여주는 역할도 맡았다.

내가 어떤 것에 관심이 있는지, 내가 무엇을 공부했는지, 그리고 무엇을 할 수 있게 되었는지.

그리고 그와 함께, 내가 어떤 사람이 되어가는지를 보여주는 창과 같은 역할을 해주었다.

완벽한 사람이 되고싶어

하지만, 저런 마음이 꼭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위의 마음은 내가 굉장히 빠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미는 역할을 했다. 마치 절벽에서 밀고 살아봐아아아아아악(…)하는 수준의 부담을 주지만, 어찌되었든 익히고 학습 했기는 했다.

하지만 이건 정작 내가 가진 두려움, ‘못하면 사람들이 나를 떠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을 마음 속에서 더욱 증폭시키는 역할도 함께 맡았다.

나의 이러한 면을 명시적으로 인식한 것은 리틀빅데이터#1 행사에서 발표 세션을 진행할 때였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내 준비가 많이 부족했고, 다른 사람들의 퀄리티와 행사 전반에 비해 내가 너무 못하고, 여기에 내가 있어도 되는걸까, 속으로 나를 비웃거나 욕하고있지는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계속 생겼다.

당장 같은 주에 다른 발표 하나를 내 생각보다 훨씬 멋지게 끝냈다고 기뻐했지만, 오히려 내가 맡기로 한 모든 것을 100%+의 모습으로 만들어내지 못한 것에 대한 좌절감이 들었다.

하지만 2019년 말, 오늘들에 생각하는 것은 공포를 기반으로 하는 성장은 오래가지 못한다는 것이다.

즐거워야, 오래할 수 있다.

2018년 파이콘 발표를 준비할 때도 앞선 감정이 비슷하게 들었다.

“내가 부족한 면을 보이면 어떡하지? 내가 생각한 이상적 모습은 이게 아니야… 더 노력해야하는데.”

-라고 이야기 하지만 정작 내가 가진 지식과 능력으로는 이상적 모습을 만들 수 없다는 것을 아는데, 그런 수준을 만들기 위한 노력은 오히려 덜하는 모습을 보였다.

스트레스가 오히려 더 나쁜 방향으로 나를 이끌었다.

해결책은 결국은 마음을 좀 더 편하게 먹는 것이었다.

내 한계를 그저 인정을 하고, 내가 지금 생각하는 것, 그리고 지금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을 잡고서 보다 많은 사람들이 기술의 사회적 환원을 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주자, 라는 측면으로 접근했다.

커뮤니티는 내가 잘했다고 칭찬받으려고 하는 활동이 아니라,
우리가 경험한 것을 나누고 서로에게 열정을 쏟아주기 위한 곳이니까.

학교로 돌아가야하나? - 2019년 같아, 그리고 진짜 2019년.

그러던 중 한가지 큰 이슈가 남아있었다. 교대에서 일반 휴학은 1회에 1년으로 제한이 걸려있던 것.

하지만 내가 휴학한 것은 2017년 2학기로, 2018년 2학기 시작때 복학을 해야 했다.

“어떻게 해야하지? 학교로 돌아가야 하나..?”

이때의 고민은 사실 2019년까지도 쭉 이어져 왔다. 엄밀히는 고민이 아닌 ‘후회’라고 볼 수도 있다.

‘저때 그냥 학교를 등록’만’ 하고 회사를 계속 다닐걸, 그랬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

내가 나왔을때 선택한 것은 결국 대학원을 가즈아! 였다.

대학원을 가서, 전문연을 하는 방향을 선택하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아래의 문제는 나를 따라다녔다.

“그런데, 대학원 가려면 학점 좋아야 하지 않아?”

실제로 맞는 말이었다.

나는 학점이 좀 많이 안좋았다.

보통 SKP 대학원을 생각하면 4.0+/4.5의 평균 학점을 필요로 한다는 이야기가 있는 것처럼, 연구를 위해서 가는 대학원 입시에는 높은 학점을 요구받았던 것.

하지만 저런 학점에는 많이 못미치는 내 학점, 그리고 당장 교육과정을 외우고 각 과목에서 말하는 교육 모델들의 세부적인 내용 하나하나를 외우는 것에 질린 나로서는 높은 학점을 받지 못한다는 것에 대해 지속적 스트레스를 받으면서도… 여전히 학점을 높게 받지 못했다.

그러면서 나 자신에게는 ‘괜찮아, 나는 외부 활동과 내가 관심있는 분야의 활동을 더 많이 했잖아.’ 하고서 괜찮을거야, 하는 근거없는 위안을 하고 있었다.

???: “모두가 그럴듯한 계획을 가지고 있지. ㅁㅁ하기 전까지는 😋”

논문을 써보자?

파이콘에서 발표를 한 것 이후로 관련해 논문을 써보려 고민을 하고 실천을 해보려 애썼던 시기가 있었다. (사실 거의 1년동안 끌었던 것 같다.)

하지만 논문의 Novelty, 그리고 기존의 연구에 대한 미지(선행연구 연구…)등으로 인해 대체 어떤 것을 연구해야 하는지 등 수많은 #망했어요 경험을 했다.

이거 괜찮은거 같은데… 해서 가보면 이미 다 된 연구거나 혹은 Selling이 되지 못할 주제 등, 다른 사람들은 엄청 멋지고 뛰어난 아이디어를 내서 탑티어에 논문을 내는데 나만 무가치한 아이디어를 내는 것 같아서 좌절하기도 했다.

여름방학에는 카이스트 DSLAB에서 여름에 연구인턴을 하면서 댓글 연구를 진행했고, 그러던 중 파이콘에서 네이버 댓글 연구 2편을 발표하기도 했다. (내 여름방학….😂)

다행히도 진행한 연구 하나가 EMNLP 워크숍 W-NUT에 실려서 다행이었다.

처음 쓴 페이퍼가 비록 워크숍이더라도 억셉되는 경험은 진짜로 잊을수 없는 경험일 것이다. (자신감이 급상승하기도 했다.)

대학원을 가자..?! - 멘붕의 길

#망했어요 편 😱

사실 논문 쓰기 전에 KAIST AI 대학원 입시를 진행했는데, 1차 서류전형에서 떨어졌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될거야, 하는 마음을 가지고 진행했는데 막상 떨어지고 나니 허탈하고 아무것도 하고싶지 않아졌었다.

다른 곳을 준비하지도 않았고, 내 계획이 다 망가진 것 같은 기분이 들었었다.

내 노력이 모두 부정된 기분이었고, 차라리 ~~할걸 이라는 생각이 내 모든 생각을 지배했다.

차라리 개발하지 말걸, 차라리 회사를 계속 다닐걸, 차라리 책을 쓸걸, 차라리 ~~을 할걸….등등.

그리고 서류화되는 스펙의 중요성을 다시한번 체감했다.

커뮤니티에서 했던 모든 활동은 ‘증빙서류’가 없기 때문에 서류에서 나를 드러낼 수 없었고, 증빙되지 않은 것은 공허한 자기소개서의 제한된 글자의 Typo에 불과한 기분이 들었다.

사실, 그래서 파이콘 직전에 멘탈 상태가 극도로 흔들려 아무것도 못하는 것 같은 상태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내가 하기로 했으니까, 지금까지 잘 준비해 왔으니까. 하는 마음으로 발표를 진행했다.

겉으로는 괜찮은 척, 잘 준비했고 다른 길도 열심히 알아보고 열정을 잃지 않은 척 했지만.. 그때는 진짜로 아무것도 하고싶지 않았다. 동시에 이런 속 상태와 외부 행사에서 보이는 모습의 괴리감에 더 괴로워했던 것 같다.

그때 신경써줬던 사람들 모두 고마워요 💌

#다행이다 편 🤩

페친들을 포함한 지인분들은 알고있는 소식이지만, 설대 데사 대학원에 합격했다.

서울대 데이터사이언스 대학원에 붙었다! 😆

일단 붙고나니 마음의 안정이 찾아오더라. 무언가를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여유가 다시 찾아오더라.

여유가 생기면 정리를 할 수 있다

여유가 생기니 블로그를 갈아엎었다.

Jekyll 기반 Trophy테마에서 지금의 Hexo기반으로 싹 갈아엎었다.

그리고 이런 맛과 함께 블로그 쓰는 양도 늘었다. 앞으로도 열심히 더 많이 써봐야지.

역시, 사람은 여유가 있어야 뭔가를 할 수 있다.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지금 이 문장을 쓰는 시간은 2019년 12월 31일 11시 11분 PM이다. 올해가 벌써 50분도 채 남지 않은 시기다.

내년의 나는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어떤 삶을 살아가게 될까?

30살의 나는 어떤 모습을 보이며 살아가고 있을까?

겨우 2년이란 시간 사이에 너무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30살까지는 앞으로 4년이란 시간이 남아있는데 난 그 4년동안 어떤 일과 어떤 경험을 하고, 어떤 삶의 방향을 선택하게 될까?

현재를 사랑하고 현재를 살아갈래 😋

다만, 이런 생각을 갖게 되었다.

최근에는 매일매일 ‘앞으로의 삶이 오늘만 같았으면 좋겠다, 과연 이런 행복한 시간을 또 한번 가질 수 있을까?’ 할 정도로 믿을 수 없을만큼 행복한 순간들을 경험하기도 했다.

ex) 디즈니 싱어롱(by 준킴), 장고걸스 OB모임(장걸 사람들 짱죠아), 친구들과의 고기 번개모임(긱헙모이자), 어떤 말을 해도 괜찮아-라는 말(누군지 당사자는 알듯), 친구들과의 여행(이시국여행!), MT(고기꾸워먹자), 당일치기 스키모임(이번에는 신발 사이즈 맞춰가야지), 보드게임 모이기(하자요!), 금요일에 회사 반차내고 놀기(이것도 장걸쓰), 하루종일 스벅에서 모각코(라고 쓰고 수다떨기라 읽기)하기, 겨울왕국2 다시 한번 보러가기(디덕들 모여라),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있기(그냥 같이있기만 해도 좋다), 좋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들어주기, 이야기 들어주며 토닥토닥해주기, 무거운 주제더라도 서로의 가치를 이해하는 순간, 친구가 해준 칵테일 마시기, 같이 맛있는 치즈케이크 먹으러 가기, 같이 사진 찍으러 가기, 좋아하는 사람들 사진 예쁘게 찍어주기….

일상적인데 이러한 일상 하나하나가 너무 소중해서 하나도 놓고싶지 않아진 마음이다.

앞으로도 이런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다면, 앞으로의 삶도 그만큼 사랑스러울 수 있을거라고 기대한다.

안녕 2018,19년, 안녕 2020년.

잘 부탁해.

그리고 이 글 읽어주신 여러분들도 고마워요.

앞으로도 잘 부탁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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